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

미국이 불법 환적 등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하면서 북미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일단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박 억류를 비난했다.

또 기자와의 질의 문답 형식의 ‘답변’이 아닌 미리 준비해 읽어 내려가는 ‘담화’로 발표하는 등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전문가들은 ‘선박 압류’에 대해 미국이 제재 이행 강화 방식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핵화 협상 판을 깰 수는 없기에 다른 방식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관철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사실상 단거리 미사일을 두 번이나 발사했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협상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만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괜찮은 척 하지만 기분이 나쁠 거란 말이죠. 이런 북한의 행동에 대해 뭔가 미국이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의사표시가 화물선 압류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난해 4월에 억류된 해당 선박에 대한 기소 발표가 이제 나온 만큼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결국 북한의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해석이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임수호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제재의 집행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은 새로운 제재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지, 제재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건 아니거든요. 제제의 새로운 강화로 보기는 어렵고 기존 제재의 집행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다만 발표 시점은 북한의 최근 행동을 좀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임수호 연구위원은 북한이 외무성 ‘담화’ 형식으로 한 단계 수위를 높이긴 했지만 최고단계인 외무성 ‘성명’으로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북한 역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이같은 ‘담화’ 발표는 도발의 명분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압박을 맞받아치지 않으면 밀린다는 인식과 함께 선박 억류 자체를 심각한 문제로 대응함으로써 나름대로의 명분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도발의 명분을 추가하는 거죠. 스커드, 노동 미사일을 오는 8월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고 그것을 위해서라도 북한 나름대로의 명분 쌓기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박 억류 자체를 심각한 문제처럼 대응하는 거죠. 북한도 선박 압류에 대해 ‘북미간 신뢰를 손상 시키는 조치’라고 했잖아요. 그런 것들이 기존의 합의를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이 되는 거예요.”

하지만 미국 역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 선박에 대한 압류는 대북 안보리 결의 위반이 맞는 만큼 확실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압류한 선박을 북한에게 돌려줄 이유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심상민 교수는 “위반 사실 자체는 인도네시아에서 적발했는데 인도네시아 당국이 미국에 인계하는 걸로 해서 미국 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고요. 선박 이송 자체가 국제법 위반은 될 수 없다고 봐야죠. 북한의 선박이 불법 환적에 관여한 혐의가 있고 그에 따른 안보리 결의의 집행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심상민 교수는 아울러 제재를 위반할 경우 선박이 압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확실하 경고가 되긴 하겠지만 북한의 불법 행태가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미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북미 양국 모두 대화 판을 깨뜨릴 마음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당장 성사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에 대해 미국이 징계를 하는 등의 상황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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