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션) 구로 경찰서 영상 캡처Image copyright 화면 캡처
이미지 캡션 구로 경찰서 영상 캡처

“시위 참여자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까 여성 경찰이 많이 배치됐다.”

지난해 혜화역과 광화문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서는 유난히 여성 경찰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 자리에서 한 경찰은 기자에게 이렇게 답했다. “시위가 격해지면 남성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제압하기는 힘들 수 있다. 아무래도 이 시위 참여자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까 여성 경찰이 많이 배치됐다.”

이처럼 여성 피해자와 시위자, 주취자는 주로 여성 경찰이 담당해 왔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지난주 시작된 이른바 ‘대림동 여경’ 영상 논란이 여경의 역할과 위상, 능력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성 경찰관들의 자질을 두고 SNS에서 논란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현 11%에서 15% 수준으로 높일 예정인 가운데, 여성 경찰관을 둘러싼 논란의 쟁점을 정리했다.

최근 논란의 시작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이 술에 취한 남성들을 제압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15초로, 영상에 따르면 술 취한 남성이 남성 경찰의 뺨을 때리자 남성 경찰이 팔을 꺾어 제압했다. 하지만 다른 술 취한 남성이 체포 과정을 방해했고, 여성 경찰이 제지하지만 밀려나고, 무전 요청을 했다.

이에 영상 속 여성 경찰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여경은 일을 못한다”, “여경을 없애라”는 비판이 지속되자, 구로경찰서는 17일 홈페이지에 원본 동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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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구로 경찰서가 공개한 원본 동영상의 한 부분

원본 동영상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됐다. 여성 경찰이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라고 말한 부분을 두고 일반 시민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을 도와달라고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구로경찰서는 “여성 경찰관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교통 경찰관 2명이 왔고 최종적으로 여성 경찰관과 교통 경찰관 1명이 함께 수갑을 채웠다”라고 설명했다.

1. 처음이 아니다?

여경에 대한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 온라인 카페에 “여경들의 실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부산지역의 교통사고 사진을 올리면서 “현장에 여경 4명이 출동했는데 정작 아무것도 못 하고 구경 중이던 아저씨 혼자서 구출 중”이라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부산지방경찰청은 “여경들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제대로 대응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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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여경 폐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2017년 11월 정부는 ‘공공 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여성 경찰 비율을 10.8%에서 15%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추가 순경 공채에서 여경 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공고도 있었다.

여경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여경 확대 발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과 관련한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주로 여경폐지와 여경을 뽑는 기준을 남자 경찰과 같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수였다.

2. 체력 검사는 왜 논란이 될까?

여경을 뽑는 기준이 남경을 뽑는 기준과 어떻게 다르길래 청원까지 올라왔을까?

‘대림동 여경’ 영상이 논란이 되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국 여경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체력 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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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대표적인 예로 팔굽혀펴기를 꼽았다. 한국 여경은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10회 이상을 해야 합격인데, 일본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정자세 팔굽혀펴기로 13~15회 이상을 해야 합격이 된다는 것이다.

하 최고위원은 “경찰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군인과 소방공무원은 모든 체력검사 종목에서 자세를 남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경찰만 유일하게 여성의 팔굽혀펴기 자세에 남자와 차이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팔굽혀펴기가 신체 조건을 갖춘 것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국 경찰의 경우에는 34kg을 멜 수 있고 35kg을 당길 수 있으면 되고 왕복 달리기의 기본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 번에 안 되면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며 “힘만으로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이 돼야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3. 여경을 늘리려는 이유는?

여성 경찰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장철영 교수는 중앙일보에 “여성·청소년 사건 등 남성 경찰관에 비해 여성 경찰관이 맡기에 더 적합한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경찰청 규정에 남성 혹은 여성 경찰관만 할 수 있는 직무로 규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여성 경찰관은 여성 피의자, 피해자에게 대응하는 일을 맡아 왔다. 혜화역 시위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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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혜화역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에 참석했다

표 의원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경찰관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또 중재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의 정도가 훨씬 더 완화되고 있다”며 “여성 경찰관의 수는 현재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찰 중 여성 비율은 11%로 미국(14.1%), 영국(28%), 캐나다(21%)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형사과나 수사과 등 남성 경찰관의 영역이라고만 여겨졌던 곳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의견도 있다.

여성 경찰들 역시 “‘여성 경찰’이 아닌 경찰로 평가받고 싶다”, “개인의 자질로 근무 역량을 평가받고 싶다”라며 ‘힘이 빠지는 비판’이라고 파이낸셜뉴스에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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