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미인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비슷해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인도에서는 ‘미인 대회 참가자 대부분이 비슷해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 발리우드 슈퍼스타 프리얀카 초프라를 배출한 미스 인도 본선을 앞두고 ‘하얀 피부 논란’이 일고 있다.

매해 미스 인디아 대회를 주최하는 매체 ‘타임스 오부 인디아’는 최근 본선 진출자 30명의 프로필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한 트위터 사용자가 “이 사진,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냐’라는 글을 남기면서 화두가 됐다.

사진 속 참가자들이 윤기가 흐르는 어깨 길이의 머리카락에 똑같은 피부색을 지니고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30명이 모두 똑같아 보인다’며 ‘모두 같은 사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 자체 이미지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다. 다만 피부색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은 밝은 피부에 집착하는 인도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고 비평가들이 지적했다.

미스 인디아 뷰티 전문가 샤미타 싱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본 사진을 보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참가자들 모습이 인공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토샵팀이 피부톤을 바꾸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외모가 다소 다르게 표현된 부분은 마감 시한과 인쇄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에 나온 피부색이 실제 색이 아니라며 “네할 추다사마, 스리니디 셰티, 아누크레티 바스와 같은 역대 미스 인디아 수상자들도 피부가 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참가자 피부색은 있는 그대로 표현됐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미인 대회는 1990년대 중반부터 주요 관심사가 돼 왔다.

프리양카 초프라를 비롯해 아이쉬와이라 라이, 수쉬미타 센 등이 모두 미스 인도 출신이다.

지금까지 많은 입상자들이 발리우드 배우가 돼 부와 명예를 얻었다.

그러다 보니 인도에서는 지난 수년간 미인대회 훈련 기관이나 학원들이 속속들이 생겨났다.

실제로 미스 인도에서는 밝은 피부의 참가자가 왕관을 쓰는 일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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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94년 미스 월드로 선발된 아이쉬와리아 라이

인도는 집착에 가까울 만큼 밝은 피부색의 여성을 선호한다.

많은 사람이 밝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우수하고, 결혼이나 각종 사업에서도 잘된다고 믿는다.

1970년대 인도에서는 ‘페어 앤 러블리(Fair and Lovely)’라는 미백크림이 첫선을 보였다. 그 이후로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화장품은 미백 크림이 됐다.

탑 발리우드 배우들이 이런 미백크림 광고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미백 크림이나 젤 광고는 피부가 곱다는 메시지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좋은 직업을 얻거나, 연인을 찾거나, 결혼하려면 밝은 피부가 유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에 특정 피부톤을 선호하는 미인 대회까지 생겨나면서 고정관념은 굳어졌다.

이런 움직임은 남성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2005년에는 인도 최초의 남성 미백 크림인 ‘페어 앤 핸섬(Fair and Handsome)’이 출시됐다.

발리우드 슈퍼스타 샤룩 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이 제품은 큰 성공을 거뒀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발로, 최근 몇 년 동안 어두운 피부도 아름답다는 각종 캠페인도 있었다.

그러나 신체 여러 부위를 밝게 해준다고 광고하는 각종 미백 상품의 유행을 막진 못했다.

인도 미백 화장품 시장은 2023년까지 7억1600만 달러(약 8525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백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단지 개인 취향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더 붉은 입술을 만들고 싶어 립스틱을 바르는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쪽은 밝은 피부가 우월하다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편견이 강화된다고 말한다.

또, 어두운 피부색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들은 쉽게 상처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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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미인 대회에 참가한 인도 여성들

실제로 인도에서는 피부색이 어두운 모델은 주요 무대에 설 기회를 잡지 못했고, 여배우들이 피부색 때문에 주연을 맡지 못하는 상황도 비일비재했다.

2014년, 광고주 자율 규제 기관인 인도 광고표준위원회(ASCI)는 광고에서 피부색이 짙은 사람들을 매력적이지 않고, 불행하고, 우울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으로 묘사하는 행태를 금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과거보다 신중해진 면은 있지만, 비슷한 광고는 계속 제작되고 있다. 인기 영화 배우들도 계속 미백 화장품 모델로 서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남인도 출신 여배우 사이 팔라비는 올해 초 2000만 루피(약 3억4120만원) 규모 미백 크림 광고 제안을 거절했다.

팔라비는 거절 이유를 밝히며 “우리 미의 기준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피부색이 인도 사람 색이다. 우리가 외국인에게 가서 왜 피부가 하얗냐고 물어볼 수 없지 않느냐”며 “그건 그 사람들의 피부색이고 이게 우리의 피부색이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미스 인도 참가자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팔라비의 답변은 재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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