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백악관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미국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협조를 거부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에게 발송한 서한에는 이번 탄핵 조사는 “근거가 없고 위헌적”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주도하여 하원 위원회는 지난달 24일부터 트럼프 대통령 탄핵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수사 요청을 하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금 승인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바이든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의 2020 대선 경쟁자로 점쳐진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 증인 중 한 명인 고든 손드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가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거부하도록 지시했다.

이미지 캡션 지난주, 손드랜드가 다른 미국 외교관들과 어떻게 해야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수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논하는 문자 기록이 유출됐다

서한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나

백악관 고문 팻 시펄론은 8쪽짜리 서한을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와 위원장들에게 보냈다.

그는 민주당의 탄핵 조사는 “기본적인 공정성과 헌법적 절차를 위반한다”라면서 하원이 탄핵 조사 착수 여부에 대한 찬반 표결 없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꼬집었다.

더 나아가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2016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하며, 해당 수사는 “근거가 없고 위헌적”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국민에게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당파적이고 위헌적인 조사에 협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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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백악관이 지난 25일 바이든 관련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하원이 탄핵 수사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백악관은 그 어떤 방식으로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한 수사 거부를 새로운 탄핵 사유로 삼을 수도 있다.

협조를 다시 한번 요청하거나 재판소에 공을 던져 백악관의 협조를 받아내는 방법도 있다.

안소니 저커 BBC 미국 특파원은 “사법부가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정치 싸움에 끼어들기 꺼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 수사 비협조 발표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라고 분석했다.

저커는 이번 서한은 “행정부가 입법부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미국 역사상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탄핵조사 비협조 방침을 밝히면서 민주당 주도 하원 조사는 당분간 실질적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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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25일 유엔 총회로 뉴욕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혹’이란?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상모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구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폭로한 내부고발로 촉발됐다.

우크라이나가 지시에 따르지 않을 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중단하겠다며 압박했다고 미국 민주당은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7월 군사 원조를 동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원조 중단을 언급한 것은 유럽에서 더 많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조사를 제안했을 뿐 대가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스캔들이 탄핵 사유가 될까?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위반했으며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다음 대선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외국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반역, 뇌물, 혹은 다른 중대한 범죄나 경범죄”로 인해 탄핵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으며 이번 탄핵 수사를 “가짜”라 칭하며 “또 다른 마녀사냥”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젤린스키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 이미 약 4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이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어떠한 압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론 조사 기관 유거브(YouGov)에 따르면 미국인 55%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압박을 넣기 위해 군사 지원을 보류한 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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